• [부산] 3. 자갈치시장
  • 2016. 2. 13. 12:30
  •  

    감천문화마을을 뒤로 하고 우리가 향했던 곳, 자갈치시장!

     

    나는 부산을 자주 왔었지만 자갈치시장은 한번도 가보질 않았다.

    남포동에, 비프광장에, 뭐 그 정도만 다니고 다른 곳은 거의 들르지 않음... 서면도 가는 곳만 가고.

     

     

    그래서 이참에 자갈치시장이다!!! 하고 신나서 총총!

    사실 동환오빠가 회는 광안리라고, 맛집까지 골라줬지만 나는 광안리에 갈 틈이 없었다. 8ㅅ8

     

     

     

    버스 정류장. 자갈치시장이랍니다. 반갑습니다.

    태종대는 가봤다.

     

    참, 지영이는 태종대를 걸어 다녀왔다고 했다....(!!!) 대단해...

    버스가 있는 줄 몰라서 자기는 끝까지 걸었단다.

     

     

    오랜만에 봐도 안개는 여전히 심각하군. 이런 날씨에 부산을...

     

     

    직업 소개소... 선... 선원... 급 모집...

    왠지 무섭다.

     

     

    부산입니다. 실제로 건물이 휘어 있습니다.

    여기서 온갖 팸플릿을 들고 나왔는데, 실은 박지영이 길을 다 알아서 몇번 펴보지는 않았다.

     

     

    게가 인사해주고 있다. 예! 안녕히 가십시오!

     

     

    여기도 애견 거리가 있다. 마치 충무로 미니 버전 같았다.

     

    그런데 모든 강아지들이 일어서서 깡총대는 걸 보니...

    귀엽긴 했는데 저게 안아달라고 그러는 건지, 저래야만 나갈 수 있다는 걸 알아서인지 그냥 기분이 좀 그랬다.

     

     

    여간 좀 걸으면 바로 도착한다. 그냥 왼쪽으로(?) 걸었더니 도착했다.

     

     

    총총총 지나가면,

     

     

    옆에 멋진 배가 있고

     

     

    난간에는 시가 잔뜩 붙어 있다. 캘리그래피도 멋있고 시도 너무 좋았다. 나무에 붙여놓은 것도.

     

    나도 한때는 캘리그래피를 배우겠다고 용을 썼었는데 지금은 조금 시들해졌다.

    그래도 연습 좀 했다고 나름대로 그럴듯하게 써지기는 하지만... 어떻게 봐도 내 글씨 냄새가 나서.

     

     

    안개가 자욱하다.

     

     

    그리고 들어온 수산시장. 여기가 신시장이 있고 구시장이 있다는데, 이쪽은 구시장 같았다.

    신시장이 훨씬 호객행위가 심하다고 들었는데, 지영이 말로는 전에 왔을 때보다 훨씬 한산하고 호객행위도 적단다.

     

    그러니 전에 간 곳이 신시장이고 이번에 들른 곳이 구시장이 아닐까 싶음.

     

     

    가격은 어떻게 물어야 하고, 어느 정도 먹어야 알맞은지 물어보면서 간 보고 다니다가

    결국 먹었던 집은 이 집이었다.

     

    학생들한테 사기 안 친다고, 키로당 만오천원 쳐주고, 서비스도 잔뜩 얹어준다고 해서 선택.

    사실 좋은 내용을 쓸 게 아니라서 아주머니 얼굴을 싣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만, 여튼 그랬다. 처음 찍을 땐 좋은 의도였다.

     

     

    심지어 가게 상호도 찍어 놨네. 자갈치시장 김해상회...

    여간 두번 다시 가지 않을 거지만 포스팅은 해야지. 그러려고 찍어 왔으니까.

     

     

    보통 초장집 다니면 그렇듯이, 횟감을 맡기고 윗층으로 올라가면 세팅을 해 준다.

      

     

    박지영의 손이 또 흥에 겨워 있다. 아직 중요한 메뉴는 하나도 안 나왔지만 밑반찬도 벌써 실하다.

     

     

     

    먹었던 메뉴는 이랬다.

     

    광어, 밀치 3kg에다 낙지 세마리쯤, 해삼 멍게 두어개씩, 석화 세 개.

    여기에 초장값에 매운탕에 밥까지 다 포함해서 43,000원.

     

    지금 봐도 싸게 잘 먹긴 했다. 그러니 추천하겠답시고 모조리 찍어 왔지.

    결과적으로 추천은 못 한다만.. 이유는 아래에 있다.

     

     

    해삼, 멍게, 굴 비주얼. 나는 셋 다 종종 먹는데, 안 먹어본 친구들이 많다.

    박지영도 처음 먹어본다고 했다. 내가 작은 거 조금씩만 먹어보라고, 맛은 알아야지 않겠냐고 계속 먹였다.

     

     

    낙지 탕탕이. 탕탕이가 정식 명칭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감격스러웠다.

    서울에선 먹을 수가 없어서 먹고 싶다고 침만 삼키던 그 메뉴를 부산에서 이렇게 우연찮게 만나게 되다니!

     

    밑반찬 사진 엄청 많지만 다 생략하고!

     

     

    보기만 해도 달달한 멍게...

     

     

    말이 필요없는 낙지 탕탕이..

     

     

    오도도독.오도독. 오독오독!

    그나저나 굴은 왜 사진이 없지?

     

    당시에 지영이가 굴은 싫다고 안 먹겠다고 했는데 알굴과 석화는 다르다고 내가 기어코 먹였다.

    근데 정말로 비린 맛이 훨씬 덜하다며 신기해했다.

     

     

    본론. 회.

    아, 보니까 갑자기 생각나는데, 여기 회 진짜 손질 못함.

     

    1. 뼈를 제대로 발라내지 못한다. 몇 차례 가시에 찔렸다.

    2. 지느러미를 따로 안 주고 살에 붙은 통째로 썰어다 준다. 원래 회는 지느러미 먹는 맛 아인교...?

     

     

    탕탕이는 살아 있었다.

    구물렁구물렁... 미안해 낙지야...

     

     

    맛있는 고구마!

    이거 진짜 맛있었다. 엄청 달고.

     

     

    매운탕을 달라고 했는데, 결국 회가 조금 남았다. 사실 거의 모든 걸 다 먹고 오긴 했지만

    남는 회를 매운탕에 넣고 같이 끓여 먹었다.

     

     

    지글지글... 국물 맛이 꽤 시원했다. 뭘 넣고 만든 건지 아주 만족스러웠다.

    정말 행복하게 먹고 싸게 먹었다고 배를 두드리며 나왔다.

     

     

    그치만.. 문제는 여기부터인데, 이걸 먹고 서울 올라와서 이틀 후에, 월요일 넘어가는 새벽부터 자다 일어나서 토하기 시작했다.

    나는 한시간을 토하고는 뜬눈으로 출근해서 병원에 갔고, 나중에 알고 보니 박지영은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했다.

    내가 회사에서 버틴 게 용한 거였다. 진짜 많이 아팠다. 화요일에 출근하니까 다들 놀라면서 오늘 못 올 줄 알았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쉬었어야 했는데, 하여튼 미련한 근성... 그 후로 2주를 죽만 먹었다. 완쾌된 건 며칠 안 된 이야기이다.

     

    당시의 만족도는 맛집으로 따로 포스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실제로도 그러려고 했고.

    그런데 하도 된통 아프니까 주변에서 날뛰면서 무슨 그런 데가 있냐고, 그 집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불같이 화를 냈었다.

    나야 신고는 안 했지만... 지금은 추천은 못 하겠다.

     

     

     

    뭐.. 자갈치 시장... 그렇습니다. 회 먹고 들떠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남포~지하~샤~핑 센터로 들어가서!

     

     

    왜 여기서 이걸 찍었는지 모르겠네. 자갈치 역이랍시고 찍었나?

    여튼 여기서 나간 건 아니고, 정면으로 걸어가서 비프광장으로 올라갔다.

    국제시장 구경하러!

     

     

     

     

    COMMENT